파티에서 글쓰기를 생각하며
“한국교육의 최대 약점은 ‘국어교육’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아울러 독일과 프랑스 국어교육은 궁극적으로 민주시민의 말하기, 듣기,읽기,쓰기 능력과 연동된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그 원인임을 추론할 수 있다. 한국의 국어교육에서 소홀히 하는 드라마와 연극 수업이 본래는 국어교육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사실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무대에 올리지 않더라도 ‘장면 만들기’ 정도의 연극수업은 텍스트 이해와 관련해 지식과 감정의 통합교육이 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하고, 발음연습을 하며 자신의 말도 잘 들어야 하고, 관객의 눈으로만 사물과 세상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역할 놀이’를 통해 상반된 관점에서 감정연습의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보다 더 두드러진 차이는 독일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이 초등교 입학 후 자모부터 시작해 어휘를 받아쓰며 맞춤법을 배우는 과정, 문장을 작성하고 단문으로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까지 매번 수업과제를 제출하면, 담당교사는 꼼꼼하게 교정을 보며 의견을 적어준다는 것이다. 국어교사로서는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하는 일인데, 우리식으로 말하면 개별적 논술지도였다. 우리의 대학수능에 해당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아비투어, 바칼로레아는 논술시험으로, 그런 훈련이 적성에 맞는 학생들을 추려 대학으로 보내는 과정이고, 이런 학습이 적성에 맞지 않으면 대학공부가 필요 없는 기능적 직업으로 일찍이 진로을 잡도록 돕는다. 이런 훈련없이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은 이들과 출발부터 격차가 생기는 셈이다.” 출처: 김재희, ‘시민의 제왕학’을 건의함, 녹색평론.#154. 100ㅉ ㄴㄱ.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