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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반응카드

개요

임진광의 신체 조건과 특성을 활용해 매일의 날씨에 대해 기록한다. 이걸 나중에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관찰할 때 더 적극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환경에 대한 감정적, 구조적, 영적 등등의 다양한 표현과 이해의 해상도를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상엽동의학 수업과 몸의 반응이 예술적일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영감을 받았다. 한달 밀려쓴 맑음의 일기를 지양한다. 참고서적으로 다음과 같다. -박경리의 「토지」 -박완서의 문학동네 단편집

단, 미세먼지 농도의 수치는 http://aqicn.org/의 데이터와 네이버에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했을 때 한국환경공단이 제공하는 ‘1시간’, ‘일평균’, ‘최고값’을 옮겨적는 것으로 한다. (0~30 좋음, 31~80 보통, 81~150 나쁨, 151~ 매우 나쁨)

2017년 5월 3일

(파주시-미세먼지 농도: 97 / 경기-1시간: 44, 일평균: 80, 최고값: 211, 22:00 기준) 16시 30분 즈음,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33에 위치한 플라스틱 의자에 앉은 부부는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돼지바를 먹고 있었다. 어떤 키가 나보다 큰 남자는 편의점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짱이라고 말했다. 18시 즈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49 2층 테라스 의자에서 누군가는, 오늘 파주 날씨가 딱 유럽 날씨 같네요. 햇빛 좋고, 습기도 없구. 딱 스페인이나 이탈리아가 쉬엄쉬엄 작업하기 좋긴 한데. 거기는 [크라프트|공예]만 주욱 있어서, 따로 수입원이 없어요, 라는 식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2017년 5월 4일

12시 즈음,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81 유선형의 은색 알루미늄 외장패널의 색깔보다 더 뿌옇고, 더 비가 내리기 전의 냄새와 분위기라고 느꼈다. 이대부고 1학년 지구과학시간 수업에 따르면 12시는 태양이 내 정수리 위에서 햇빛을 내리쬐야 하는데, 오늘 3mm로 이발한 내 두피는 온기를 느끼지 못했다. 오늘 날씨는 내게 마치 강냉이 중에 스티로폼 맛이 나는 걸 씹은 것 같은, 별 것 아니지만 신경 쓰이고, 굳이 표현할 것까지는 없는 날이다.

2017년 5월 5일

6시 즈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49로 가는 길에서 잠시 멈춰서 수첩에 스케치하면서 머물러있던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49 교보문고 앞. 새들이 지저귀는 건, 날씨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시원하다는 말보다 청량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은 아침 냄새를 맡았다.

22시 24분 합정행 파주프리미엄아울렛 버스정류장에 선선한 바람이 참 많이 불고 있다. 바람의 세기는 탈모 아저씨의 모발을 간지럽혀 한 티스푼 정도의 괴로움을 줄 수 있고, 바람의 온도는 빈속이거나 감기 걸린 사람이 아플 때 더 아픈 척하고 닭살까지 돋아 자기방어나 정당화할 타당한 근거 정도였다. 또한 오늘 아빠가 낮에 햇빛을 쬐서 더웠다는 소식을 엄마로부터 들었다.

2017년 5월 6일

마스크, 공기 냄새에 기분 좋지 않다. 내 친구는 이런 심각한 재난에 대해 국가가 아무런 경보를 알리지도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7일

마스크, 공기 냄새가 좋지 않다. 칼칼한 목에서 기침이 총 13번 나왔다. 그 때마다 미세먼지라는 말이 계속 머리에 생각이 났다.

2017년 5월 9일

황색 구름에서 무취의 비가 내렸다. 수업 중에 누군가가 미세먼지가 씻겨지는 비라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했다.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당선 확실시 된 날이다.

2017년 5월 13일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90에서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로 내려오는 길 새벽 1시 40분에서 2시 30분까지 본 밤의 색깔은 주황빛 조명색이 대부분이다. 코나 목이 칼칼하다. 같이 길을 가는 동료는 14일은 ‘미세미세’라는 앱이 ‘맑음’ 표시를 하고 있으니 못 쉬었던 숨을 많이 쉬고, 미세먼지 많을 때는 숨 조금 아껴 쉬라고 했다.

14시 40분 경부터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30에 바람이 불었다. 쓰레기 봉투들이 테라스에서 강의실로 들어왔고, 방음 안되는 해당 공간은 저 멀리서 초저음이 울렸다. 2017년 봄은 대부분 비가 오는 날이 미세먼지가 씻기는 날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2017년 5월 14일

16시 20분 즈음, Boeing 747-400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발 서울특별시행 유나이티드 항공편 UA 893에서 지하 1층 E3에 7시간 가까운 비행을 마무리한 마틴 베네츠키가 도착했다. 우리는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이곳 인천국제공항이 샌프란시스코보다 훨씬 좋고(nice) 시원하다(cool)고 했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으로 가는 택시(4만 5천원짜리 거리)에서 나는 nice weather(햇빛이 쨍쨍하고 하늘이 맑고 오늘 유독 미세먼지가 없다)라는 표현은 5번 이상 했다. 그동안 나는 택시 창문에 낀 먼지가 좋은 날씨와 햇빛을 만끽하는데 어떤 장애물이라고 느끼지 않았다.

2017년 5월 19일

매우 맑음, 쨍쨍한 햇님 8시 30분 서울대학교 치의과대학원 앞 풍경은 내 기분과는 저 멀리서 아름답게 건물 풍경이 드러났다. 이 때 사람들의 그림자는 종로 5가 방향 기준, 3시 30분의 시침으로 길게 배어났다. 가끔 새벽까지 카페에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는 사소한 방학을 맞이한다고 느낀다. 마침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중학교에서는 운동회를 하고 있었다. 정문 앞에서는 다현이 엄마를 기다리는 다른 여자들이 4명이 있었다. 아무도 편의점 With Me 옆에 있는 토스트를 주문해 먹는 사람이 없었고, 곧이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폭스바겐 자동차의 경적소리를 듣고 나는 비켜섰다.

2017년 5월 20일

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찍은 맹구 같은 증명사진으로 2017년 3월 30일에 서울특별시 종로구청장의 도장 파일로 인증 받은 주민등록증을 내게 보여줬다. “형 나도 이제 어른이야!” “넌 어른이 되는 게 좋아?” “애 취급 받는 것보다 낫잖아” “그렇구나. 그래도 피터팬 증후군 같은 게 생기기도 하지.” “어른이 되도 동심이 있으면 되지.” 당당하고 수더분한 대답에 조금 놀랐다. 곱씹어보면 어쩌면 이런 대답과 자신감과 의심의 여지 없음으로 꽉 찬 걸로 동심이지 않나 싶다. 나는 저 질문에 의심하고 잡생각으로 가득찼을텐데. 오늘은 꽤 덥고 끓는 날씨라서 잠깐 동대문성곽공원을 들른 나는 동생에게 우리 반바지를 입어야 된다고 말했다. 파주출판단지의 밤은 그렇지 않았다.

2017년 5월 21일

(파주시-미세먼지 농도: 80, 08:00 기준) 나한테 이상집은 새벽에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이상집 강의실은 절대 그늘이 질 일이 없다. 베란다는 모두 햇볕을 쬐고 있었다.

2017년 5월 21일

(파주시-미세먼지 농도: 82, 09:00 기준) 10시 7분,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90 롯데프리미엄아울렛파주점 방향의 심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30으로 가는 길에 디자인 창포를 비롯한 출판사 건물의 화단과 아스팔트에 호스로 물을 뿌린 냄새가 나는데, 서울과 같다. 하지만 헤르만하우스 거리에 있는 나뭇가지 위에 사는 새들의 소리는 충신빌라와 다르다. 모두 같은 새소리 같고, 이 새들한테는 우리동네 까치나 다른 새들보다 아침이 더 긴건지 10시에도 운다.

2017년 5월 23일

비가 오고 그친 밤에 개우미를 산책시키러 태연이와 이상집에서 이채쇼핑몰에서 꺾어서 한 바퀴 돌았다. 바람이 불지 않았고, 상쾌한 공기가 있는 것 같았다.

2017년 5월 26일

구름이 군데군데 낮고 길게 뭉게 피었다. 하늘색이 바뀌어지는데 구름이 짙게 어두워지는 게 혼란스러웠다. -아고라 끝나고

2017년 6월 2일의 파주에서 들은 2015년 6월 2일의 샌프란시스코

joachim visited korean town 2years ago. he ate bibimbap dvd princess kaguya of studio jiff-after miyajaki left early june is a season of sunburn, burger, tea. he ate it. air is cool but sun is very strong. you can’t feel it(sunshine) until evening.

2017년 6월 28일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27길 9 충신빌라 102호에서 엄마에게 엄마 오늘 소나기가 나온대!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스브스뉴스 페이지 ‘날씨what서영?’ 라이브 방송에 의하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구름량이 좀 많은 편이고, 중부지방 일부 지역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이 있다. 충북 지역, 강원 영서 북부지역, 경북 북부 지역에도 조금 비가 내릴 예정이니까, 낮 동안 후텁지근하니까 입고 벗기 좋은 얇은 옷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윤서영 기상캐스터의 한자어와 해요체가 충돌하는 방송멘트가 신기하게 들린다. “어제 서울 낮기온이 평균 수준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에요, 이게.”, “일요일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장마비가 내리겠고, 토요일날은 장마전선의 영향이 살짝 약해질 것 같아요. 하지만 이날 다시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일요일날 전국에 비를 뿌리겠고, 다음주 월요 화요일에는 중부지방에 비를 뿌리고요, 지금 예보상으로는 서울이나 강원도 중북부 지방은 다음주 내내 비가 내린다고 예보가 나와 있어요”

기상캐스터 대부분은 여자이고, 댓글 대부분은 남자다.

2017년 8월 17일

동네부엌 천천히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파주출판도시의 하늘을 쳐다봤다. 윤우석, 김정은과 같이 대화를 하면서 걸었는데, 여름이 짧아지고 대신 구름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어 말로 했다. 뭔가 날씨가 을씨년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둘과 각자의 길을 가고 나서 생각을 더해졌다.

왜 이렇게 높은 구름이 많은지 모르겠다. 다 뭉게구름 같고, 바람은 불지도 않는다. 서울은 요즘 들어 동글동글한 구름이 하늘에 아주 빠른 속도로 곳곳에 박혀 있기도, 움직이기도 한다. 지구가 마르고 닳을 때까지 보이는 기이한 혹은 인간을 압도하는 풍경이 얼마나 인스타그램에 많이 업로드될까 생각을 하면서 마저 가던 길을 갔다.

2017년 11월 4일

포항에서 온 동생과 엄마가 왔다. 엄마는 하루 사이에 서울도 이렇게 추워졌냐고 했다. 기상청은 “중국 산둥반도에 위치한 고기압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고 했는데 밤바람은 내 옷 굵기를 의심하게 한다. 5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내륙을 중심으로 복사냉각에 의해 영하 2도 내외로 기온이 떨어져 춥겠다고 한다. 날씨는 우리에게 항상 유의사항을 말해준다. 내일은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 모레는 “남해상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이 있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